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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2013/03/18 07:33


박근혜 정부가 국회에 정부조직법을 제출한 지 41일 만에 '정부조직법'이 여야 합의로 최종합의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21일 만입니다.

새누리당은 지난 1월 30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3월 3일 여야 지도부 청와대 회동이 무산되면서 정부조직법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고도 계속 합의되지 못했고, 3월 4일 박근혜 대통령은 강한 어조로 정부조직법 관련 '대국민담화'를 하면서 야당을 비난했습니다.

3월 8일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민주당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회동하고 15일 여당 지도부의 청와대 회동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원안 고수 명령을 전달받은 새누리당은 결국 17일 개정안 합의를 이끌어 냈습니다.

'정부조직법 타결, 'SO' 미래부로 이관했으나'

사실 이번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명분은 원안을 고수한 박근혜 대통령의 승기인 듯 보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보면 여,야 모두가 만족하지 못한 그저 '정부조직법' 원안 통과에 불과합니다.


이번에 여야가 합의한 내용을 보면 박근혜 대통령이 주장한 'SO' 관련 미래부 이관이 있었고, 야당이 주장했던 중소기업청 개편과 국회 운영의 몇 가지 사안이 있습니다.

우선 여야 쟁점으로 계속 문제가 됐던 'SO'(종합유선방송 사업자) 관련 영역은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되 방송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회 내에 '방송공정성 특위'를 구성하고 위원장은 민주통합당에서 맡기로 했습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이번 여야가 합의한 내용은 조금 복잡합니다. 
 


원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SO,주파수관리,IPTV,개인정보보호정책 모두를 미래부로 이관하는 안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여야 합의를 통해 SO는 미래부로 이관은 하되, 방통위의 사전 동의를 받는 전제 조건을 달게 됐습니다.

여기에 통신주파수 관리는 '미래창조과학부', 방송용 주파수 관리는 '방송통신위원회'로 각각 달라졌고, 주파수 정책은 미래부,방송통신위원회,국무총리실로 삼분되는 기형적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SO를 원안대로 고수했던 여당 입장에서 보면 복잡해진 관리 형태로 이상한 운영을 하게 됐고, 야당은 야당대로 계속해서 정부조직법을 반대했지만, 명분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넘긴 미묘한 '정부조직법' 합의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 민주당의 노림수 '국정원 대선개입' 국정조사'

민주당이 어설픈 SO 합의를 해서 박근혜 정부에서는 대기업 중심으로 방송시장이 개편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민주당은 실제 방송 장악을 막지 못한 명분을 잃었지만 그나마 얻은 것이 있는데, 바로 '국정원 대선개입' 국정조사입니다.

민주당과 새누리당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 타결 직후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국정원 직원의 댓글 의혹과 관련, 검찰 수사가 완료된 즉시 관련 사건에 대해 국정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 국정원 직원 수사 결과를 대선 사흘 전 12월 16일 발표한 경찰. 출처:연합뉴스


민주당은 대선 기간이던 12월 12일 국정원 직원 김모씨를 공직선거법 위안 등 협의로 고소했고,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경찰은 수사 착수 나흘 만에 '댓글 흔적이 없다'는 내용의 중간 수사 결과를 대선 TV토론 직후에 발표하면서 경찰의 대선 개입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경찰의 중간 수사 발표에도 불구하고 3개월째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국정원의 대선 개입 증거가 드러나면서 경찰이 의도적으로 국정원 수사를 축소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오기도 합니다. 민주당과 새누리당의 '국정원 대선 개입 국정조사'가 합의됨으로 민주당은 대선 패배 후에 나오는 정치적 입지를 향한 고지에 조금 더 나아갈 수 있게 됐습니다.

우선 다른 여타의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물증은 나오지 않고 있지만, 국정원 직원의 선거 개입 사건이 앞으로 국정조사를 통해 더 많은 증거가 확보된다면 박근혜 정부의 도덕성에 많은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국정원이라는 조직이 여당 후보를 향해 조직적인 대선 개입을 했다면 탄핵 사유까지도 발생할 수 있어,  민주당은 확실한 증거를 내세우지 못해 오히려 역공을 당했던 지난 대선 경험과 다르게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입니다.


' 국정원장의 정치 개입 의혹이 주목받는 이유'

민주당은 물론이고 '아이엠피터'가 국정원 댓글 의혹을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국정원장과 그 윗선까지 합의되지 않았다면 일개 국정원 팀에서 그런 식의 활동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여타의 정보 수집은 몰래 팀에서 할 수 있지만, 댓글과 조직적인 SNS 활동은 국내 정치에 관여하는 일이기 때문에 함부로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분명 국정원장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는 뜻이 되며, 국정원장이 박근혜 후보와 어떤 커넥션이 있지 않고서야 자신을 희생(?)하며 공짜로 그짓을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 원세훈 국정원장이 부서장회의에서 발언한 내용들. 출처:한겨레 신문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은 한 달에 한 번꼴로 국정원 본부 국장과 지역지부장 등이 모인 확대 부서장회의에서 지시사항을 전달했습니다. 그런데 이 지시 사항을 보면 구체적으로 국내 정치에 많은 관여를 직간접적으로 내린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특히, 국정원장은 대북 관련 국정원의 임무보다 오히려 국내 정치에 대해 '좌파','종북' 논리를 내세워 특정 정치인까지 거론하며 국내 정치에 국정원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여기에 국정 홍보 임무를 유난히 강조함으로 국정원이 정보기관이 아니라 '국정 홍보처' 역할과 더 나아가 여론조작까지 해야 한다는 이상한 임무까지 해야 한다는 발언을 수차례 했습니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10.26 재보궐 선거가 끝난 직후에 지시 사항으로 " 악의적 허위 사실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며, 선거가 끝나면 결과를 뒤바꿀 수 없기 때문에, 우리 원이 역할을 제대로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진짜 허위 사실이라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판단해야 할 일이지, 결코 국정원이 관여할 임무가 아니라는 점을 놓고 보면 이 발언 자체가 국내 정치에 관여하지 못하게 되어 있는 국정원법에 위배됩니다.

특히 '트위터 등을 통한 허위사실 유포로 국론분열 조장하므로 선제적 대처 해야 한다'는 말은 국정원 직원을 포함한 다수의 국정원 관련 트위터 계정 의혹이 불거지면서, 국정원이 트위터를 통한 SNS 여론을 만들기 위한 정치 공작을 펼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정원 김모씨의 글을 분석한 결과 원세훈 국정원장이 발언한 내용에 따라 관련 글을 올림으로 국정원장의 지시를 따라 국정원 내부에서 조직적으로 심리전단을 운영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국정원장이 한마디 하면 알아서 모든 일을 진행하는 정보기관의 특성상, 지금 나온 상황의 발언만으로도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선거와 국내정치에 관여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 민주당의 어수룩한 공격, MB에게 죄를 몽땅 뒤집어씌우면?'

민주당이 '정부조직법'을 놓고 새누리당과 합의한 부분에 대해 민주당에 실망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충분히 가능합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왕 박근혜 정부 발목잡기로 낙인 찍힌 이상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것이 오히려 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의 속성상 늘 강공만 있을 수 없기에 이번에 합의한 부분은 어느 정도 이해는 됩니다.

그러나 민주당이 과연 앞으로 'SO'의 중요성을 알고 있으면서 전제 조건만으로 방송장악을 막을 수 있느냐는 부분과 거대 공룡 미래부의 월권행위를 견제할 수 있느냐는 앞으로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입니다.

▲ 정부조직법 개편안 협상 실무를 맡은 새누리당 김기현, 민주통합당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가 8일 오후 국회 운영위 소회의실에서 만나 협상을 재개하고 있다. 출처:오마이뉴스 남소연


민주당이 박근혜 정부에서 향후 국정 주도권으로 선택한 카드가 '4대강 사업'과 '국정원 대선 개입'입니다. 이 두 사안 모두 새누리당은 강하게 반대하다, 정부조직법이 계속 난항을 겪자 어쩔 수 없이 국정조사에 합의한 것입니다.

문제는 새누리당이 민주당의 이런 의도를 모를 리 없다는 점입니다. 새누리당은 오히려 이것을 통해 MB정권과의 차별성을 노리고, 그 책임을 MB정권으로 모두 넘길 수 있습니다. 그러면 결국 향후 국정주도권을 잡기 위해 'SO'를 양보한 만큼의 효과를 전혀 볼 수 없습니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도 국정원 여직원에 대한 어설픈 행동으로 대선 정국을 바꿀 기회를 오히려 반격당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새누리당은 정치와 선거 전략에서만큼은 민주당보다 훨씬 교묘하면서 우위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민주당의 반격이 불안하기도 합니다.

▲ 청렴한 군인이었다던 남재준 국정원장 내정자에 대한 의혹. 출처:오마이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정보원장으로 남재준 전 육군 참모총장을 내정했습니다. 남재준 국정원장 내정자는 2007년 박근혜 후보의 국방안보 분야 특보로 활동하면서 계속해서 박근혜 후보를 도왔던 측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원세훈 국정원장이 임명됐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었습니다. 그 이유는 그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시 인맥 중의 하나였으며, 과잉 충성으로 국정원의 역할이 왜곡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예상을 맞았고, 원세훈 국정원장은 대북정보보다는 국내 정치에 더 많은 힘을 쏟아 대한민국 정보기관의 위상과 임무를 후퇴시켰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남재준 국정원장을 내정함으로 국정원이 그동안 해왔던 국내정치용 정보기관 역할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민주당의 어설픈 정부조직법 합의를 안타까워하면서 이번만큼은 제대로 해줬으면 하는 소망을 합니다.

▲ 국정원 관련 만평들 모음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콘클라베(교황선출을 위한 추기경단 선거회)처럼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이방에서 나가지 않도록 합시다"고 하면서 정부조직법 개정안 막바지 협상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그런 정신으로 제발 제1 야당으로 역할을 해나가야 합니다. 어설픈 공격으로는 오히려 역공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과 국민이 가진 마지막 쥐꼬리만한 믿음마저 날려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박근혜 정부는 일단 급한 불은 껐습니다. 지금부터는 야당을 향한 공세에 들어갈 것입니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오히려 MB측근이나 선진당 등의 새누리당 관계자와 접촉해 MB와 박근혜 정부의 의혹을 파헤치는 더 강한 반격을 해야 합니다. 이번 기회에 대선과 정치에 개입했던 국정원의 진실을 파헤치지 않으면 박근혜 정부 5년간 지금보다 더 심한 국정원의 정치 공작에 대한민국이 휘말릴 것입니다.

늘 시기의 문제입니다. 대선 전에 이런 국정원의 사실이 밝혀졌으면 어떠했겠느냐는 생각도 들기 때문입니다. 검찰로 넘어갔다가 다시 국정조사까지 하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절대로 박근혜 정부와 MB의 수상한 거래가 생기지 않도록 하루빨리 국정원 대선개입 국정조사에 민주당은 마지막 온 힘을 쏟아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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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이엠피터